나의 중 1 담임선생님, 소설가 김연정 선생님이 나에게 축하편지를 보내주셨다.

소설가 김연정 선생님은 나의 1중 담임선생님이시다.
선생님과 편지를 주고 받다보면,
우리 선생님이 얼마나 글을 물 흐르듯 쓰시는지 감탄해 마지 않는다.
내가 결혼한다는 편지와 청첩장을 보내드리자,
내게 답장을 주셨는데,
1. 문장 하나 하나가 짧고
2. 주어 동사가 정확히 일치하며
3. 긴 호홉의 문장과 짧은 호홉의 문장이 자연스럽게 섞여있고
4. 의문문이 섞여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5. 맨 마지막 문장은 술어를 쓰지 않으셨다.

시처럼
너무 좋아서..
내 블러그에 올린다.
(참고로 며칠 전 돌아가신 전 대통령의 유서도 무척 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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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인사 드리러 간다고 한 뒤로 연락이 없어서
뭔가 일이 틀어졌나 하고 편지도 못하고 있었다.
축하한다.
어머니께서 얼마나 좋아하실까.
우리 엄마 생각난다.
이렇게 빨리 일이 진행될 줄은 몰랐는데
어머니께서 빨리 해치우라고 성화를 하셨는가 보구나.
잘했다.
한여름이면 어떻고,
한겨울이면 어떻겠니.
그러고 보니
나도 6월 말에 했구나.

청첩장도 아주 특별하고 정성이 가득해서 좋다.
너의 진지한 인간관계를 알게 해주는
편지들을 다 읽어 보았다.
너를 아끼는 사람들이라 하니,
내가 아는 사람들인 것처럼 참 뿌듯하고 고맙더구나.
내 편지가 맨처음 있어서 기분 좋았고.

제자 결혼식엔 안중선 결혼 때 처음 가보았는데,(성남에서 했다. 송명근은 평택에서 했기 때문에 못 갔고.)
아는 제자가 한명도 없어서
부모님께 인사만 드리고 왔다.
네 결혼식에 중학교 친구는 누구 안 오니?

중국에 있으면서
결혼 준비하느라고 엄청 바쁘겠구나.
결혼하면 당분간 중국에서 살겠지?

결혼식 전에 신부 한번 보면 좋겠지만
바빠서 시간을 못 내겠구나.
서울 와서 만날 사람이 좀 많겠니.
나중에 만나면 되니까 힘든 시간을 만들지는 말아라.

사람들한테 "나, 시집 가." 하고 말하고 싶어서 결혼했던 내 생각이 난다.
너도 그런 거 아닌지 모르겠다.
아무튼, 시원스레 그 말 하게 된 것을 엄청 축하한다.

중간에 못 보면 결혼식날 보자.
또 편지 쓸지도 모르지만.

건강해라.
아사 직전이라 하니 걱정이다.

그나저나 어머니께서 나를 알아보실까.
너무 늙어 버렸으니.



by pricing | 2009/06/17 23:29 | 북경일기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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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okiria at 2014/02/01 19:55
혹시 '고향생각'이라고, '어제온 고깃배가~~'로 시작하는 음악책 속의 가곡을 잘 부르던 학생이 아니신지....
평택 학교에 있을 때 아닌가 싶네요.
그 무렵 이모가(김연정작가) 자주 이야기 하던 학생 같아서요. ^^
중1때인가 이모가 상주에 교사로 있을 때 이모로부터 한통의 편지를 받았었습니다.
그때의 신선한 충격이란! 인삿말로 시작해야 한다고 배운 편지글의 시작은 '글쎄?'였습니다.
때로 급한 말부터 시작해도 되는구나. 편지 중간에 인삿말을 넣어도 괜찮구나.
이모의 편지는 그후 제 편지글의 모델처럼 되었습니다.
그냥 반가운 마음에 초면에 무례했다면 양해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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